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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길 — Morrowknot 이야기

Story illustration for The Missing Road

Morrowknot의 짝을 이루는 형태와 빨강에서 보라로 이어지는 색감에서 영감을 얻은, Kervyra 상상의 세계의 허구 이야기입니다.

지도 제작자가 지운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길이었다.

비에 잉크가 번지자 여행자는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굵은 검은 선 아래로 좁은 길 하나가 두 표시를 잇고 있었다. 하나는 빨강, 하나는 보라. 둘 옆에는 같은 이름이 적혀 있었다. Morrowknot.

여행자가 찾으러 온 것은 첫 번째 표시였다. 같은 곳을 두 번 찾아야 한다니 곤란했다. 빨간 표시는 동쪽으로 하루 걸리는 곳에 있었고, 보라색 표시는 고갯길도 그려져 있지 않은 능선 너머에 있었다. 갈림길의 낡은 표지판은 서쪽을 가리켰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뒷면은 동쪽 길을 향하고 있었다.

여행자는 표지판을 돌려 보았다. 비바람을 피한 그 면에는 얕게 새긴 원 두 개가 선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저녁 무렵, 동쪽 길은 검은 돌벽 앞에서 끝났다. 붉은 광물 띠가 벽을 가로지르다 갈라진 틈에서 멎었다. 여행자는 닫힌 입구가 나오리라 생각하며 띠를 따라갔다. 하지만 틈은 넓어지더니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고, 안쪽으로 굽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먼지에는 양쪽 방향으로 난 발자국이 있었다.

반대편에서는 돌이 보랏빛으로 바뀌었다. 작은 쉼터 곁에 두 번째 표지판이 서 있었다. 앞면에는 같은 두 원이 새겨져 있었다. 누군가 마른 담요와 물병을 두고, 납작한 돌 아래에 쪽지를 남겨 놓았다.

“이 길은 어느 쪽에서도 열려 있습니다. 표지판은 잘 보이는 쪽으로 돌려 두세요.”

두 표시는 같은 길의 양 끝이었다. 누군가는 그 연결이 잊히기를 바랐던 것이다.

아침에 여행자는 쪽지를 제자리에 넣으려 돌을 들었다. 그 아래에는 지도 반쪽이 있었다. 찢어진 가장자리가 배낭 속 지도와 맞아떨어졌다. 두 조각을 잇자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 드러났다. 끝에는 지명 대신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두 표시를 모두 찾았다면 서쪽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믿지 마라.”

여행자는 통로를 되짚어 갈림길로 돌아갔다. 표지판은 다시 돌아가 있었다.

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